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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가 쓰고 싶은 날

닭과소 2007. 9. 27. 18:57



      편지가 쓰고 싶은 날 / 권정아 창가 너머로 보이는 하늘이 유난히 눈부시게 파아란 날이면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싶다 어릴적 같이 놀던 철없던 초등 친구에게도 등,하교시 십리길 같이 걷던 중등 때 친구에게도 사춘기 같이 앓던 고등 친구에게도 소록 소록 떠 오르는 옛 추억들을 고이 적어서 빨간 우체통이 우뚝 서 있는 낯익은 우체국을 찾아 가 예쁜우표 정성스레 붙혀 보내고 싶다 고향의 파아란 쪽빛하늘 소식도 황금 물결 춤추던 고향의 들녘 소식도 그리고 같이 걷던 십릿길 빨강,분홍 코스모스 꽃길 소식도 해당화 피던 명사십리 강변가 소식도 도란도란 얘기하듯 묻고 싶어서 미소짓는 친구 얼굴 그리며 고운 편지지에 빼곡히 적어 설레이는 마음으로 가까운 우체국을 찾아 가 부치고 싶다
      온전한 가을 햇살인듯 더위도 추위도 아닌 적당한 체온유지 가장 살기좋은 계절인가 합니다 더위, 추위와 싸움하지 않아도 좋을 뭔가 커다란 고민거리 하나 사라진 자리에 우리네 마음속의 커다란 여유하나가 자리잡았습니다 가을이 뭔지 사는게 바쁘다면 할말 없지요 커다란 짐 하나 사라진 자리에 자신을 위한시간으로 채워보면 좋겠습니다 예쁜 가을 편지지에 꼭꼭 눌러쓴 마음속의 글은 아니여도 잔잔한 음악하나 실어 짧다란 안부메일 보낼수있는 세상에 살음이 이다지 행복한지요 가을낙엽 흐드러지던 날 꽃잎하나 나뭇잎 하나로 정성을 담았던 시절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문학소녀 소년이 아니였지만 코스코스 하늘거리던 날 들국화 바람에 흩날리던 날 괜시리 울적한 마음에 글 한소절 띄우고 싶었던 시절을 회상하며 넉넉한 계절을 핑계삼아 여유로움을 벗삼아 잊고살았던 친구에게 마음속의 연인에게 가을을을 담아 짧다란 사연 실어볼까요? 받아주는 이의 행복함이 내 삶의 윤활류일테니까요 ♬그리운 얼굴 -김나연♬